가려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 책에는 얼굴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그 얼굴들은 하나같이 눈을 가리고 있다. 꽃으로, 손으로, 안대로. 처음엔 그게 숨는 일인 줄 알았다. 살아보니 아니었다. 똑바로 보려 눈을 부릅뜰수록 보고 싶은 것만 보였고, 가만히 눈을 가리고 나서야 비로소 다 보이기 시작했다.
스무 편의 시와 그림으로, 오래 가려두었던 마음의 얼굴을 한 장씩 풀어보는 그림에세이입니다.
괜찮은 척 단단한 척 멀쩡한 척 살아온 사람에게,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그 온도가 내 몸에 맞았을 뿐이라고 가만히 건넵니다.
답을 주는 책이 아닙니다.
다만 봄을 의심하던 모든 겨울에게, 나오는 순간이 곧 완성이라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시와 구성은 저자가 직접 창작했으며,
그림은 저자가 기획·연출하여 생성형 AI 도구Midjourney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