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를 넘어 대한민국을 다시 살려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청년이 지역을 떠나며, 일할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지방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고 빈집과 빈 상가가 늘어나며 병원과 대중교통 같은 기본적인 생활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연금과 의료·돌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인구감소는 이제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이미 직면한 현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감소가 단순히 사람의 숫자가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이 줄면 학교와 대학이 위기에 놓이고, 청년이 줄면 기업은 필요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진다. 소비가 감소하면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세금을 낼 생산연령인구가 줄면 국가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커진다. 군 병력, 의료, 돌봄, 교통, 산업과 지역경제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유지하는 거의 모든 시스템이 인구구조의 영향을 받는다. 인구문제는 곧 경제문제이며 지역문제이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그동안 정부도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과 예산을 투입해 왔다. 출산지원금을 지급하고 보육을 확대했으며 육아휴직과 주거지원 정책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저출생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청년에게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고 집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결혼을 계획하기 어렵다. 아이를 낳으면 경력단절을 걱정해야 하고 돌봄과 교육비 부담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출산을 지원금만으로 결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제는 정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아이를 더 낳게 하는 정책’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일·가정 양립, 보육과 돌봄, 교육과 의료를 하나의 삶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이미 시작된 인구감소를 당장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 태어난 아이가 경제활동인구가 되기까지는 약 20년이 필요하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는 노력과 동시에 줄어드는 인구로도 국가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여성과 고령자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바꾸고, 필요한 외국인 전문인력을 유치하며, 이민자와 다문화가정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와 로봇, 스마트공장과 스마트농업을 활용해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반복해서 경고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다. 인구감소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대한민국이 무엇을 바꾸어야 하고, 무엇부터 실행해야 하는지를 제시하기 위해 쓴 책이다. 출산과 양육, 지역회생, 여성·고령자·외국인 인재 활용, AI와 기술혁신을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연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고자 했다.
인구정책은 한 정부의 임기 안에 끝낼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이름의 대책을 내놓는 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과 대학, 지역사회와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적어도 2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인구위기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국가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