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이 무엇인지 맞히려는 순간 『다섯째 아이』의 가장 불편한 질문은 쉽게 사라진다. 도리스 레싱은 벤에게 확정된 진단이나 정체를 주지 않은 채,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꿈꾼 이상적 가족의 집 안으로 낯선 아이를 들여보낸다. 그때 흔들리는 것은 한 아이의 설명 가능성만이 아니라 사랑과 안전, 돌봄과 배제, 정상적인 가족이라는 믿음 전체다.
『다섯째 아이 벤』은 먼저 벤이 태어나기 전부터 구축된 가족의 설계도를 살핀다. 큰 집과 많은 아이, 반복되는 가족 모임이 누구의 돈과 노동, 친족의 지원 위에 서 있었는지 확인한 뒤 임신의 고통과 출생 이후 벤에게 붙은 ‘괴물’, ‘고블린’, ‘원시인’ 같은 이름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적한다. 실제로 발생하는 위험을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위험한 행동과 한 사람의 인간성을 같은 말로 묶지 않는 것이 이 해설의 핵심이다.
시설에 보내는 결정과 해리엇의 귀환, 다른 네 아이의 안전, 데이비드와 친족의 거리두기, 가족 밖에서 벤이 얻는 다른 소속까지 따라가면 붕괴의 책임을 벤 한 사람이나 어머니 한 사람에게 돌리기 어려워진다. 후속작과 모성 비평, 장애학의 질문도 함께 검토한다. 정답을 붙이기보다 소설이 끝까지 남겨 둔 공백을 책임 있게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훨씬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