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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의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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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의 문장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16.6MB이용기기
ISBN9791176636155
책 소개
『롤리타』를 읽는 가장 어려운 순간은 험버트의 거짓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아니라, 그가 위험한 화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문장에 끌릴 때다. 유머와 운율, 인용과 말장난은 독자를 가까이 끌어당기고, 그 사이 돌로레스의 돈과 학교, 이동과 거절은 사랑과 운명의 언어 속에서 작아진다.

『험버트의 문장』은 회고록·변론문·소설이 겹친 삼중 구조에서 출발해, 독자를 배심원처럼 호명하는 수사, ‘롤리타’와 ‘님펫’이라는 이름의 권력, 완곡어법이 범죄의 동사를 지우는 방식, 모텔과 고속도로가 만든 이동의 환상, 돈과 정보의 통제를 차례로 읽는다. 믿을 수 없는 화자를 전부 거짓말쟁이로 처리하지 않고, 그가 보고한 사실과 그 사실에 붙인 해석을 갈라 본다.

문체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것과 험버트의 행동을 승인하는 것은 같은 판단이 아니다. 돌로레스를 순수하고 수동적인 피해자 유형으로 다시 고정하지 않으면서도, 제한된 조건 속 작은 선택을 관계 전체의 동의로 확대하는 험버트의 논리를 분명히 짚는다. 나보코프와 화자의 거리, 검열과 출판 시장, 두 영화가 배분한 시선까지 연결해 ‘롤리타’라는 문화적 이미지가 어떻게 커졌는지도 살핀다.

아름다운 문장을 포기하지 않고도 그 문장이 누구의 현실을 가렸는지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제목의 이미지 뒤에서 돌로레스 헤이즈라는 이름을 되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올림피아 프레스의 파리 초판, 검열과 미국 출간, 영화와 홍보 이미지까지 따라가면 험버트가 만든 사적 이름이 어떻게 문화 전체의 익숙한 이미지가 되었는지도 보인다. 텍스트 안의 수사와 텍스트 밖의 시장을 분리하면서 연결하는 것이 이 해설의 또 다른 축이다.

목차
프롤로그. 아름다운 문장 앞의 불편함

1장. 고백이라는 무대
  1절. 존 레이의 서문과 미리 내려진 판결
  2절. 살인 재판을 앞둔 원고와 독자 배심원
  3절. 회고록·변론문·소설의 삼중 구조

2장. 독자를 붙잡는 험버트의 수사
  1절. 친애하는 배심원에게 건네는 호칭
  2절. 웃음과 교양이 만드는 신뢰의 착시
  3절. 자백처럼 들리는 자기면책의 기술

3장. 롤리타라는 이름의 덫
  1절. 돌로레스에서 롤리타로
  2절. 님펫이라는 사적 신화
  3절. 애너벨의 기억과 대체된 아이

4장. 지워진 아이의 생활
  1절. 돈·옷·학교·음식에 남은 현실
  2절. 울음·침묵·거짓말의 양면성
  3절. 도망·협상·거절로 읽는 작은 저항

5장. 로맨스로 위장된 강압
  1절. 완곡어법이 범죄의 동사를 지우는 방식
  2절. 선택처럼 보이는 협박과 경제적 통제
  3절. 생략된 시간과 옮겨진 책임

6장. 말장난과 이중언어의 미로
  1절. 소리·운율·다국어가 만드는 황홀
  2절. 이름·애너그램·인용에 숨은 이중 신호
  3절. 번역이 보존하거나 잃는 험버트의 수사

7장. 모텔과 고속도로의 감옥
  1절. 미국 횡단 여행의 관광 지도
  2절. 자동차·모텔·엽서가 만든 이동의 환상
  3절. 움직일수록 좁아지는 돌로레스의 세계

8장. 대중문화라는 거울
  1절. 잡지·영화·광고 속 소녀 이미지
  2절. 험버트가 경멸하고 이용하는 미국성
  3절. 고급문화와 대중취향의 은밀한 공모

9장. 퀼티라는 어두운 쌍둥이
  1절. 흔적만 남기는 추적자
  2절. 험버트와 퀼티의 닮음과 차이
  3절. 복수극이 피해자를 다시 지우는 결말

10장. 나보코프와 화자의 거리
  1절. 작가와 험버트를 갈라 읽는 기준
  2절. 「『롤리타』라는 책에 관하여」의 증언과 한계
  3절. 아름다움이 윤리적 승인이라는 오해

11장. 금서와 베스트셀러의 탄생
  1절. 올림피아 프레스와 1955년 파리 초판
  2절. 검열·외설 논쟁·미국 출간의 역설
  3절. ‘금지된 사랑’이라는 홍보 문구의 긴 생명

12장. 화면이 만든 두 명의 롤리타
  1절. 큐브릭의 1962년판과 검열의 우회
  2절. 라인의 1997년판과 주관적 낭만화
  3절. 카메라가 배분한 시선과 침묵

에필로그. 롤리타에서 돌로레스로

작가 소개
  • 작가해석공방
해석공방은 문학과 비문학의 세부를 정교하게 다듬어 하나의 해석으로 엮어 내는 비평·해설 프로젝트 그룹이다. 문장과 화자, 인물 관계, 상징과 모티프, 논증의 표현과 서술 장치를 가까이 들여다보며 작은 단서들이 책 전체의 의미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살핀다. 정답을 찍듯 결론을 내리기보다 텍스트 안에서 해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 주는 책을 지향한다.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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