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잃은 뒤에도 수십 년 동안 그 집 앞에 차를 세운다면, 붙잡고 있는 것은 부동산일까 기억일까. 앤 패칫의 『더치 하우스』는 대니와 메이브 남매가 빼앗긴 저택을 바라보며 같은 과거를 반복해서 말하는 이야기다. 그들에게 귀환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행동이 아니라, 들어가지 않은 채 창문 너머를 계속 바라보는 의식에 가깝다.
이 책은 대니의 1인칭 회고가 가족사를 어떻게 선택하고, 메이브의 기억이 그 서술을 어떻게 보충하며, 사랑의 방향이 어떤 인물을 밝게 또는 어둡게 만드는지 추적한다. 시릴에게는 성공, 엘나에게는 과잉, 안드레아에게는 소유, 남매에게는 빼앗긴 어린 시절이 되는 한 저택의 의미를 비교하며 동화의 계모 틀이 독자의 판단을 얼마나 빠르게 정렬하는지도 살핀다.
자동차라는 두 번째 집, 수십 년을 접는 회상의 시간, 교육 신탁과 복수, 메이브의 돌봄과 대니의 의존, 설레스트가 서술의 주변으로 밀려나는 방식, 돌아온 어머니와 역할의 역전, 번역과 오디오북의 목소리까지 연결한다. 용서보다 먼저 누가 기억을 소유하고 어떤 관계가 그 기억을 계속 살게 하는지 묻는 문학 해설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