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키친의 애도

읽기의해상도
넥스트북(NextBook)
0 (0명)
2명이 읽었어요
유료 작품은 원스토리 앱에서 이용 할 수 있어요.
패스 오퍼링
소장
11,000 ⓒ
키친의 애도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22.7MB이용기기
ISBN9791176635967
책 소개
상실 뒤에도 냉장고는 돌아가고 배는 고파진다. 『키친』이 오래 남는 이유는 슬픔을 거대한 감정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남겨진 몸이 어디에서 자고 무엇을 먹고 누구의 집 문턱을 넘는지 보여 주기 때문이다. 장례가 끝난 뒤에도 생활이 계속된다는 사실은 위로이면서 때로는 모욕처럼 느껴진다.

『키친의 애도』는 「키친」과 「만월」, 「달빛 그림자」를 ‘음식이 사람을 치유한다’는 익숙한 문장보다 더 세밀하게 읽는다. 부엌과 냉장고, 그릇과 식탁이 피난처가 되는 순간, 유이치와 에리코가 혈연 밖에서 제공하는 거처, 요리 교실을 통해 돌아오는 일의 리듬, 두 번째 죽음 이후의 고립, 밤길을 건너 전달되는 돈가스덮밥을 생활의 행동으로 살핀다.

여기서 회복은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부재를 지우지 않은 채 다시 잠들고 먹고 일하며 관계를 맺을 힘을 만드는 과정이다. 누군가를 먹이는 일이 따뜻한 상징에 머물지 않고 시간과 노동을 요구하는 돌봄이라는 점, 선택가족이 가능성을 열면서도 모든 외로움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다는 한계도 함께 짚는다.

‘치유소설’이라는 말로 너무 빨리 봉합했던 장면들을 다시 보고 싶다면, 이 책은 애도를 극복이 아니라 달라진 조건에서 생활을 재구성하는 일로 읽게 한다.

「달빛 그림자」의 비현실적인 작별까지 함께 놓으면 바나나의 애도는 현실과 환상의 대립이 아니라 떠나보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의 형식으로 읽힌다. 특별한 사건은 일상을 대신하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한 번의 문을 열어 준다.

목차
프롤로그. 냉장고 곁의 잠

1장. 마지막 혈연 뒤의 방
  1절. 할머니의 죽음과 텅 빈 집
  2절. 부엌에서 잠드는 몸
  3절. 고립을 말하는 1인칭

2장. 치유라는 말의 함정
  1절. 극복 서사가 지우는 부재
  2절. 나아짐과 잊음 사이
  3절. 부재가 머무는 자리

3장. 부엌의 세 가지 얼굴
  1절. 피난처가 된 생활 공간
  2절. 냉장고와 그릇의 감각
  3절. 집보다 먼저 작동하는 장소

4장. 낯선 가족의 문턱
  1절. 유이치의 초대와 임시 거처
  2절. 혈연 밖에서 생긴 보호
  3절. 함께 살기의 느슨한 계약

5장. 에리코라는 가족
  1절. 어머니가 되는 방식
  2절. 성별과 돌봄의 재배치
  3절. 환대가 마주한 폭력

6장. 식탁을 움직이는 손
  1절. 누가 만들고 기다리는가
  2절. 먹이는 일과 돌봄노동
  3절. 여성적 치유 독법의 한계

7장. 일하는 몸의 귀환
  1절. 요리 교실과 생활 리듬
  2절. 반복이 되찾는 감각
  3절. 직업이 된 부엌의 의미

8장. 두 번째 죽음의 밤
  1절. 에리코의 죽음과 반복된 충격
  2절. 유이치의 침묵과 고립
  3절. 함께 아파도 대신할 수 없는 것

9장. 배달된 돈가스덮밥
  1절. 음식이 행동이 되는 순간
  2절. 밤길과 창문을 건너는 돌봄
  3절. 사랑보다 먼저 도착한 한 끼

10장. 만월 아래의 서사
  1절. 직선이 아닌 애도의 시간
  2절. 밤과 빛의 반복 이미지
  3절. 짧은 에피소드가 만드는 파동

11장. 달빛 그림자의 작별
  1절. 사츠키와 히라기의 평행 상실
  2절. 우라라가 여는 비현실의 문
  3절. 한 번의 작별이 남기는 것

12장. 혼자 사는 시대의 애도
  1절. 장례 뒤 혼자 남은 시간
  2절. 선택가족의 가능성과 빈틈
  3절. 돌봄을 선의로만 남기지 않기

에필로그. 부재와 함께 차리는 식탁

작가 소개
  • 작가읽기의해상도
읽기의해상도는 익숙한 작품과 사상을 단순한 요약이나 선명한 구호로 줄이지 않고, 그 안의 미세한 차이와 긴장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비평·해설 프로젝트 그룹이다. 인물의 감정과 선택, 서술의 빈틈, 주장의 전제와 한계, 윤리적 경계를 세밀하게 구분하며 서로 닮아 보이는 개념들이 실제로 어디에서 갈라지는지 살핀다. 독자가 책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면서도 성급한 판단을 유보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읽기를 지향한다.
출판사
넥스트북(Next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