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수업 현장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얼굴로 선생님을 맞이합니다. 놀이 도구부터 열어 보는 아이, "오늘은 뭐 해요?"를 몇 번이고 묻는 아이, 반갑게 달려왔다가도 막상 시작되면 뒤로 물러나는 아이까지. 이 책은 그 다양한 얼굴들 앞에서 저자가 오랫동안 품어 온 질문 하나에서 출발합니다. '지금 이 아이에게는 무엇이 버거울까?'
저자는 유아부터 노인까지 세대를 잇는 놀이 수업을 진행해 온 놀이활동가입니다. 술래잡기에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아이, 선을 밟고도 아니라고 우기는 아이, 딱지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 이 책에는 '잘 노는 순간'이 아니라 '잘 놀지 못하는 순간'에 담긴 아이들의 마음이 21편의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저자는 그 순간마다 아이를 서둘러 판단하거나 고치려 하기보다, 행동이 나오기 직전의 표정과 손짓을 한 번 더 들여다봅니다.
이 책은 놀이 지도서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짐작하고, 어긋난 뒤에도 관계를 다시 이어 가려는 어른의 태도에 관한 기록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와 놀이활동가, 그리고 관계 속에서 서투를 수밖에 없는 모든 어른에게 조용한 위로와 실마리를 건넵니다.
『잘 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는 제목에는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말과, 저자 자신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아이는 매번 즐겁게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른도 모든 순간을 바로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도 어긋나지 않는 일이 아니라, 어긋난 뒤에도 다시 아이를 바라보는 일이라고 이 책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