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어릴 때 촛불에 손을 가져다 댄 적이 있다.
따뜻하고 예뻐서 조금 더, 조금 더 가까이 갔다. 그러다 데였다. 불은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너무 가까이 간 것이었다.
사람도 그렇다.
좋은 사람이라도 너무 가까이 가면 데인다. 상대가 나쁜 것이 아니다. 거리가 문제였던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경험이 한 번쯤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유독 잘 맞는 사람이 있다. 말이 통하고, 취향이 비슷하고, 같이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래서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고, 빠르게 가까워진다. "이 사람이랑은 오래 갈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멀어진다.
별것 아닌 말 한마디. 약속 시간에 조금 늦은 것. 연락을 하루 늦게 답한 것. 그 작은 것이 상처가 되고, 서운함이 되고, 어색함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사람과 예전처럼 편하지 않다.
왜 그럴까.
너무 빠르게 너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적당한 온도를 건너뛰고 바로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뜨겁게 시작한 관계는 작은 균열에도 쉽게 식는다.
반대의 경험도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어느 날 보니 멀어져 있는 사람.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언제부터인가 연락이 뜸해지고 만남이 줄어든다.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리 왜 이렇게 됐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당연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고맙다는 말, 잘 지내냐는 말, 보고 싶다는 말을 잘 안 한다. 표현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고. 그 차가움이 쌓이면 관계가 조용히 식는다.
사람을 대할 때는 온도가 있어야 한다.
너무 뜨거우면 상대가 부담스럽다. 너무 많은 관심, 너무 잦은 연락, 너무 깊은 개입. 처음엔 친밀함처럼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가 된다.
너무 차가우면 관계가 멀어진다. 관심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고, 고마워도 말하지 않고, 미안해도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으면 상대는 내가 마음이 없다고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