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라… 내 영원한 반쪽."
낡은 정류장에서 스친 눈빛 하나로‘서로라는 책’의 첫 문장을 적어 내려갔던 '나'와 '너'. 타인이라는 존재가 내 일상의 기후를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 자아의 영토를 구축하는지, 그리고 그 거울이 깨어졌을 때 마주하게 되는 실존적 붕괴와 애도의 과정은 어떠한지 작가는 덤덤하게 그려낸다.
이별이란 현상을 “매일 아침 내 안의 너를 조금씩 뜯어내야 하는 지루한 형벌”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지독한 공백 속에서 마침내 상처를 자기 삶을 구성하는 단단한 '나이테'이자 지워지지 않을 '문신'으로 수용하는 한 인간의 위대한 성숙.
무조건 추억을 파괴하기보다 자기 삶의 절반을 채워준 그녀를 향해 나지막이 축복을 건네고, 자기만의 고독을 품에 안고 담담히 걸어 나가는 그의 발걸음은 꽤나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