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는 정답을 얻는 기술일까, 아니면 타인의 비밀을 열어도 되는 권한일까. 『책과 열쇠의 계절』은 방과 후 도서실에서 시작되는 여섯 개의 일상 미스터리를 통해 이 질문을 점점 가까운 거리로 끌어온다. 처음에는 분류번호와 잠금장치, 알리바이와 사라진 책이 퍼즐의 중심에 있지만, 마지막으로 갈수록 단서는 친구의 말과 가족사, 숨기고 싶은 과거를 향한다.
이 해설은 호리카와 지로와 마쓰쿠라 시몬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믿고 의심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호리카와의 친절과 말의 빈틈을 먼저 보는 마쓰쿠라의 경계심이 어떻게 완벽한 콤비처럼 보이다가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는지, 각 사건의 해답이 왜 감정의 해결과 일치하지 않는지 짚는다. 「913」부터 「친구여, 알려 하지 마오」까지 사건의 배열이 물건에서 관계로 이동하는 구조도 선명하게 보여 준다.
한 번 읽을 때는 단서가 보이고, 다시 읽을 때는 두 소년의 거리감이 보인다. 추리의 쾌감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진실을 밝히는 선의가 언제 침입이 되는지,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지까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