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기억이 역사가 되는가』는 오선영이 인도네시아 역사학자이자 큐레이터인 안디 아크디안과 나눈 대화를 통해, 어떤 기억이 공식 역사로 남고 어떤 고통과 목소리가 침묵 속에 밀려나는지를 살펴보는 책이다. 식민주의와 국가폭력, 정치공동체와 시민권, 공공기억의 문제를 따라가며 역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기억과 망각을 둘러싼 사회적 선택과 투쟁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또한 돌로로사 시나가의 조각 작품을 통해 말로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고통과 저항, 연대의 몸짓을 가시화하며, 시민권을 법적 지위에 머무르지 않고 말할 권리, 기억될 권리, 고통을 인정받고 책임을 물을 권리로 확장한다. 인도네시아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이 책의 질문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사회를 향해 열려 있다. 우리는 누구의 증언을 듣고 누구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가, 그리고 연구와 기록, 박물관과 예술은 망각에 맞서 어떤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