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걷는 길 아래가 텅 비어 있다면?”
오후 5시 47분, 서울 한복판의 왕복 8차선 도로가 갑자기 무너진다. 거대한 싱크홀 속으로 차량 세 대가 추락하고, 그중 한 대는 사고 지점에서 무려 600미터 떨어진 지하 터널에서 발견된다. 서울시 지반안전센터의 한윤호는 이것이 단순한 도로 붕괴가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지난 10년간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데이터를 추적하던 그는 흩어져 있던 사고들이 하나의 거대한 ‘물길’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30년 동안 살아온 아파트가 있다.
지하수 누수, 노후 하수관, 지하철 공사, 재건축, 지하수 배출 시설…. 각각의 공사는 ‘문제없음’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들이 한곳에서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보지 않았다. 위험을 알리려는 전문가와 혼란을 막으려는 행정기관, 평생 모은 집을 포기할 수 없는 주민들 사이에서 시간은 흘러가고, 서울의 지하에서는 보이지 않는 붕괴가 계속된다.
『씽크홀』은 어느 날 갑자기 도시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구멍을 통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일상의 안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그린 도시 재난 스릴러다. “우리 것 하나만으로는 문제없다”는 작은 무관심과 책임 회피가 쌓여 거대한 재앙으로 돌아오는 순간, 소설은 묻는다. "우리가 믿고 밟고 있는 이 땅은 정말 안전한가? 그리고 위험을 알고도 외면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