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봇이 가장 위험한 순간은 답을 못할 때가 아니라, 근거와 권한이 없는데도 틀린 답을 회사의 약속처럼 매끄럽게 말할 때다. 반품 기한, 해지 조건, 배송 일정, 본인 확인처럼 고객 행동과 직접 연결되는 문의에서는 한 번의 그럴듯한 오답이 보상, 민원, 개인정보 노출, 내부 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응답률이 높다는 숫자만으로는 이런 실패를 잡아낼 수 없다.
이 책은 GPT 기반 상담봇을 ‘잘 말하는 모델’이 아니라 책임선이 있는 고객상담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방법을 다룬다. 문의 위험도를 나누고, 고객 언어를 의도·개체·상태값으로 해석하며, 정본 문서의 출처 계층과 버전·유효기간·권한을 지식베이스에 붙이는 과정을 설명한다. 검색과 생성의 역할을 분리하고, 근거가 약할 때 재질문·거절·인계로 전환하는 신뢰도 기준, 환각과 금지답변 차단, 개인정보 최소수집, 상담원에게 맥락을 끊김 없이 넘기는 방법까지 이어진다.
출시 전 평가 질문세트, 배포 후 관제, 민감민원 보호장치, 부록의 60문항과 판정 기준은 실제 운영팀이 반복해서 점검할 수 있는 구조로 짜여 있다. 모든 질문에 답하는 봇이 아니라 모르는 순간을 알고 멈출 수 있는 봇, 모델이 아니라 조직이 책임을 설명할 수 있는 상담 체계를 만들고 싶은 팀을 위한 실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