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잠시 누군가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의 광활한 우주를 통과하는 중인 걸까?"
책은 판타지 속의 로맨스를 말하지 않는다. 알람이 울리기 전 창문을 여는 발소리와, 이불 속에서 아침을 거부하는 야행성의 침묵 사이에서 피어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삐걱거림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치약을 중간부터 짜는 사람과 꼬리부터 단정하게 미는 사람이 만나 완벽한 톱니바퀴 대신 서로의 틈새로 배려를 끼워 넣는 과정.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도 여운이 여전히 가시지 않는 이유는 이 이야기가 우리들의 초라한 민낯을 고스란히 비춰내고 과거의 추억들을 소환하기 때문일 거다. 과연 우리와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동반자는 누구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