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해야지.” 그렇게 미뤄둔 것들이 하나쯤 있지 않나요?
어릴 때는 시간이 아주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되고 싶은 사람도 많았기에 무엇이든 나중에 해도 괜찮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어느새 월요일에는 금요일을 기다리고, 오늘 하고 싶었던 일을 다음 주말로 미루며 살아갑니다. 좋아했던 일에는 먼지가 쌓이고,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는 ‘다음에 보자’고 말합니다. 부모님도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계실 것 같고, 오래 품었던 꿈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우일의 시집 『그때는 시간이 많은 줄 알았지』는 그렇게 우리가 무심코 ‘나중’으로 밀어둔 마음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줍니다. 하기 싫어도 출근하고, 싫다는 말 대신 “네, 알겠습니다”를 말하며, 월급날이면 조금 안심하는 평범한 어른의 하루. 그 속에서 잊고 지냈던 꿈과 좋아했던 것, 멀어진 사람과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돌아봅니다. 그리고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시간이 많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한 순간이 비로소 나의 시간이 된다고.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아직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아직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번에는 ‘나중’이 아니라 ‘오늘’이라고 말해보자고.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지금 남아 있는 시간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