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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살아보는 시간

나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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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살아보는 시간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5.5 MB이용기기
ISBN9791139061840
책 소개
10년 전, 나는 이미 그 세상을 쓰고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틈틈이 글을 썼다. 대단한 예언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눈앞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이상 했을 뿐이다. 예순이 되면 저승 갈 준비를 하던 세상이 어느새 백 살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에 가던 사람들이 손안의 작은 기계로 순식간에 안부를 주고받고 있었다. 나는 그 낯섦을 적어두었다. 언젠가 이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그런데 지금 그 글들을 다시 펼쳐 보니, 이상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10년 전에 던진 물음들이 지금 이 순간의 물음과 정확히 겹쳐 있었던 것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인류가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세상에 들어섰다고. 예순 이후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일흔에 무엇을 하고 여든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관습도 통념도 없다고. 동서고금 어디를 뒤져도 이렇게 오래 산 인류가 없었으니, 우리가 처음 살아보는 것이고, 그러니 우리 스스로가 기준을 세우는 개척자라고.
그때는 오래 사는 일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문장을 지금 다시 읽으면, 놀랍게도 인공지능 앞에 선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참고할 선례가 없는 시대,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 장수 시대를 두고 한 말이 AI 시대에 그대로 들어맞는다.
이건 내가 미래를 맞혔다는 자랑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변화의 본질이 언제나 같았다는 뜻이다. 인류는 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으로 떠밀려 갔고, 그때마다 앞선 세대의 지혜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 앞에 맨몸으로 섰다. 다만 지난 10년, 그 변화의 속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을 뿐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이 책을 쓰면서 나는 굳이 어느 글이 언제 쓰였는지 밝히지 않으려 한다.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우리의 일상과 사회는 그 이전 어느 10년보다 많이 변했다. 그러니 몇 년도에 쓴 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긴 물음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낡은 것과 새것을 가르는 일이 무의미해질 만큼, 변화는 시간의 경계를 지워버렸다.
이 책은 그렇게 지워진 경계 위에 서 있다. 장수와 인공지능,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두 개의 거대한 파도를 하나의 물음으로 묶는다. 아무도 살아본 적 없는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누가 답을 줄 수 없다면, 그 답을 우리가 직접 써 내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 책에서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정답이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다만 먼저 첫발을 내디딘 사람으로서, 뒤따라올 사람이 조금 더 편하게 그 자리를 밟고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 하나를 남기려 한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아 보여도, 먼 훗날 새로운 기준이 자리 잡았을 때 그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믿음으로, 나는 다시 이 글을 시작한다.

목차
CONTENTS

여는 글 - 10년 전, 나는 이미 그 세상을 쓰고 있었다 7

프롤로그 - 우리는 인류 최초의 세대다 10

0.1 회갑, 신인류로 살아가는 첫날 11
0.2 100세가 일상이 되는 사회 18
0.3 달 착륙처럼, 아무도 가보지 않은 시간 24
0.4 장수와 AI - 선례 없는 두 개의 파도 31

제1부 · 관습 없는 세상이 왔다 〔진단〕 38

들어가며: '관습'이란 무엇인가 39

제1장. 황당한 세상, 새로운 조짐 61
1.1 60대의 방황, 공항으로 간 사람들 61
1.2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은 긴 수명 80
1.3 가속하는 변화, 좁아지는 자리 97

제2장. 통념이 사라진 자리 113
2.1 60 이후를 위한 지침이 없다 113
2.2 편지에서 5G까지, 빨라진 세대교체 129
2.3 적응한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 144

제3장. 50+에 50+가 없다 158
3.1 당사자가 빠진 논의 158
3.2 근시안이 놓치는 100세 이후 172
3.3 신중년, 스스로 기준을 세워야 하는 이유 186

제2부 · 지식에서 지혜로 〔인간의 자리〕 - AI 핵심부 201

들어가며: '지혜'란 무엇인가 202

제4장. 지식은 AI에게 넘어갔다 222
4.1 검색에서 생성으로, 달라진 지식의 위치 222
4.2 단편적 지식은 용도 폐기된다 236
4.3 그래도 남는 것 – 지혜 251

제5장.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266
5.1 실행되지 않은 생각의 한계 266
5.2 AI의 출력을 판단하고 책임지는 자리 280
5.3 가장 늦게 퇴화하는 것 294

제6장. 공부가 아니라 배움 308
6.1 배움은 쌍방향이다 308
6.2 AI와 마주 앉는 새로운 배움 322
6.3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335

제7장. 틀을 깨야 한다 349
7.1 오늘의 진실도 언젠가 진부해진다 349
7.2 빠른 갱신의 시대를 사는 태도 362
7.3 백 년을 살아야 하는 사람의 준비 375

제3부 · 기준을 만드는 사람들 〔실천〕 390

들어가며: '뉴노멀'이란 무엇인가 391

제8장. 익숙하지 않은 뉴노멀 398
8.1 사라진 명절, 흔들린 일상 398
8.2 기준이 없다면, 우리가 세운다 411
8.3 작은 행동이 사회의 기준이 되기까지 424

제9장. 기록하는 인간 438
9.1 글은 미래로 전해진다 438
9.2 예술가의 DNA - 누구나 쓸 수 있다 451
9.3 AI 시대에 인간이 남기는 기록의 의미 463

제4부 · 다음 인류에게 〔전망·유산〕 477

들어가며: '보편'이란 무엇인가 478

제10장. 다음 세대와의 약속 484
10.1 조화로운 기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 484
10.2 한반도를 넘어, 인류 전체의 뉴노멀로 496
10.3 나눔과 공유라는 오래된 지혜 509

제11장. 지식은 AI가, 문명은 인간이 만든다 522
11.1 경험은 데이터가 아니다 522
11.2 우리가 열어갈 문명의 자리 534

에필로그 - 신인류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548

E.1 지식은 AI가 만든다 548
E.2 경험은 인간이 만든다 553
E.3 신인류의 시대는 이제 시작이다 558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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