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혜 시인의 시들은 두뇌인공의 언어라기보다는 심장의 언어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각으로 인식된 것을, 비유를 자제하면서 솔직한 진술을 바탕으로 감정의 나열에 치중하고 있다. 여타 발간되는 세간의 시집과 다른 장점으로 기존 시 창작 방법론에 바탕을 두지 않은 순수한 열정으로 쓴 시들이 모여 한 권의 시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식 조합에 능한 AI가 쓴 시에 비해 이는 형식에 치중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색채로 존재에 대한 고민과 무의식의 잔해들을 여과 없이 그리고 있어, 감각이 싱싱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지닌, 인간적인 시편들임을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시인은 시를 써서 여기저기 여러 잡지 등에 발표한 적이 거의 없다. 수필이라는 장르에서 오래 활동을 해온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고, 약력에도 기록되어 있지만, 아무튼 시인의 시는 때 묻지 않았다. 감각을 통해 인식된 세계를 진술하는 방식으로 감각 기관인 몸을 통해 삶, 죽음, 욕망, 에로스 등 인간의 근본적 존재 양식들을 바탕에 두고 고민하고 있다. 시인의 시들은 몸오감을 세상 향해 열린 창으로 두면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사건들을 자신만이 소장하던 일기장 혹은 낙서의 장에서 밖의 세상으로 탈출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