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프레임』으로 완벽하게 조작된 누명을 파헤쳤던 변호사 차수현이 돌아왔다. 이번 무대는 법정이 아니라, 바다 밑으로 사라질 외딴섬이다.
방송 출연이라는 가벼운 명분으로 모인 여섯 사람. 그러나 섬에는 카메라가 없고, 그들은 서로를 이미 알고 있다. 매일 밤 열리는 '심판'과, 상륙한 순서대로 이어지는 죽음. 시계탑 추락, 온실의 밀실 독살, 지하 저장고의 함정, 자살로 위장된 교수絞首 — 김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의 계보를 잇는 정통 후더닛의 트릭이, 독자가 탐정과 나란히 추리할 수 있도록 한 치의 숨김 없이 배치된다. 뿌린 단서는 반드시 회수된다.
그러나 이 소설이 진짜 겨누는 것은 트릭 너머에 있다. 근거 없는 낙인은 어떻게 대를 이어 사람을 죽이는가. 여론이라는 이름의 재판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가. 그리고 복수가 끝난 자리에는, 대체 무엇이 남는가. 영상전문기자로서 오래 사건과 여론을 지켜본 작가가, 카메라 뒤에서 품어 온 물음을 한 편의 밀실 미스터리로 벼려 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남는 것은, 통쾌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텅 빈 바다다.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