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샹젤리제 202번지, 문명의 온갖 산물로 가득한 저택에 사는 청년 자친투. 전화, 승강기, 신문 구독까지 최첨단 문명에 둘러싸여 파리 사교계에서 "대행운의 왕자"로 불릴 만큼 모든 걸 가진 그는, 그러나 점점 무기력해진다. 승강기는 걸핏하면 멈추고, 신문은 매일 전쟁과 추문만 실어 나르고, 온갖 편리함 속에서 그는 정작 권태에 짓눌려간다.
전환점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포르투갈 산간 마을 토르므스로 떠나면서 찾아온다. 소작농들의 소박한 삶과 산의 공기 속에서 자친투는 파리에서는 결코 얻지 못했던 활력을 되찾고, 그곳에서 만난 사촌 조안냐와 사랑에 빠져 완전히 뿌리내린다.
물질문명의 과잉이 주는 공허함과, 자연과 소박한 삶 속에서 되찾는 진짜 행복 — 19세기 말 유럽 부르주아 사회를 향한 에사 드 케이로스 특유의 풍자와 성찰이 담긴 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