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에 발표된 「여학생女生徒」은 다자이 오사무가 한 여성 독자로부터 받은 일기를 바탕으로, 열네 살 여고생이 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하루 동안 머릿속을 스쳐 가는 온갖 생각들을 1인칭 독백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등교, 수업, 친구와의 대화, 집안일, 저녁 산책 같은 평범한 하루의 풍경 속에서, 소녀는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에 대한 불안과 혐오, 순수함에 대한 갈망,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예민한 관찰을 끊임없이 오간다.
다자이는 남성 작가이면서도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놀라울 만큼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재현해, 당대 문단으로부터 크게 호평받았다. 특정한 사건이나 줄거리보다는, 하나의 생각에서 다음 생각으로 자유롭게 흘러가는 의식의 흐름 자체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아침에 눈을 뜰 때의 기분은 재미있다"로 시작해 "안녕히 주무세요"로 끝나는 하루의 구조 안에, 사춘기 특유의 예민함과 모순, 그리고 그 나이만이 가질 수 있는 반짝이는 감수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다자이의 다른 작품들이 대개 남성 화자의 몰락과 자기 파괴를 그리는 것과 달리, 「여학생」은 밝고 섬세한 필치로 성장기의 불안정한 감정을 긍정적으로 끌어안는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 세계 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며, 지금까지도 청소년의 내면을 다룬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