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다자이 오사무가 다마가와 상수에 몸을 던지기 직전 완성한 「인간실격人間失格」은 그의 대표작이자 일본 근현대문학을 통틀어 가장 널리 읽히는 작품 중 하나다. 서문과 후기 사이에 한 남자가 남긴 세 편의 "수기手記"가 놓이는 액자 구조로, 요조라는 인물이 어린 시절부터 파멸에 이르기까지의 생애를 1인칭으로 고백한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내왔습니다"라는 유명한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요조의 이야기는, 인간이 무섭고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평생 익살로 자신을 감추며 살아온 한 남자의 초상이다.
부유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요조는 사람들의 진심을 짐작하지 못하는 자신을 숨기기 위해 광대짓을 시작하고, 학창 시절의 친구 다케이치, 방탕한 화가 호리키, 그리고 그를 스쳐 가는 여러 여성들과의 관계 속에서 술과 약물, 정사 사건, 정신병원 입원을 거치며 서서히 무너져 간다. 소설은 "인간, 실격"이라는 짧고 강렬한 선언과 함께, 화자가 인간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순간을 담아낸다. 다자이 자신의 방탕했던 생애와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가 짙게 투영된 반자전적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각 세대의 독자들에게서 "내 이야기 같다"는 강렬한 공감을 얻어 온 작품이다.
"이것으로 저는, 인간으로서 완전히 실격하고 말았습니다"라는 요조의 고백은 단순한 개인의 파멸담을 넘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세상 바깥에 놓는 이들의 보편적인 고독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시대를 초월한 힘을 지닌다. 다자이 문학의 정수이자, 그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장편으로서 「인간실격」은 오늘날까지도 일본 근대문학의 정전으로 꼽히며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