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발표된 다자이 오사무의 「정의와 미소正義と微笑」는 열여섯 살 중학생 세리카와 스스무가 배우를 꿈꾸며 써 내려간 일기 형식의 성장소설이다. 실제로 다자이의 지인이었던 청년 배우 지망생의 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다자이의 다른 작품들에서 흔히 보이는 자조와 퇴폐의 그림자 대신, 젊음 특유의 서투름과 우직함, 그리고 세상과 부딪치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가는 소년의 생생한 목소리로 채워져 있다.
수험 실패, 첫사랑 비슷한 동경, 형과의 우애, 집안의 소동을 겪으며 스스무는 "미소로 정의를 행하라"는 자신만의 좌우명을 되뇌고, 마침내 명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수십 번의 오디션과 좌절을 뚫고 나아간다. 거창한 이상과 유치한 허세, 진지한 신앙심과 소년다운 치기가 한 페이지 안에서 뒤섞이는 이 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만드는 동시에 그 안에 담긴 진지함에 마음이 움직이게 한다.
전쟁의 그림자가 짙어 가던 시기에 발표되었음에도 이 작품이 그려내는 것은 오로지 한 소년의 내밀한 성장과 도전이다. 다자이 문학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밝고 건강한 정서를 담고 있는 「정의와 미소」는, 절망과 자기파괴로 얼룩진 다자이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결의 청춘 예찬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