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이곳에는 수많은 이들의 무덤이 있다.”
시장은 이상한 곳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무덤을 만든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고 싶어 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누군가는 더 많은 지식을 찾고, 누군가는 더 완벽한 이론과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이곳에는 학교도, 정해진 교과서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선생도 없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장도 시장에서는 무덤을 만든다. 오랜 경험과 지식이 있다고 해서 실패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투자자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이렇게 하면 된다.”
“이것이 정답이다.”
“이 방법만 따라오면 된다.”
그런 말을 하기보다 사람들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싶다.
그들이 무엇을 믿었는지, 무엇을 보았는지, 어떤 생각으로 판단했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무너졌는지를 하나씩 들여다보고 싶다.
무덤을 파헤쳐 보면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이 보인다. 그 길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끝을 볼 수 있다.
투자 서적의 대부분은 방법을 알려주고, 원칙을 제시하며, 성공으로 가는 길을 설명한다. 투자라는 하나의 직업을 놓고 보아도 이러한 방식의 책은 많지 않다. 나는 그 사이에 다른 형태의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정답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선택, 성공과 실패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
그래서 이 작업을 시작했다.
한두 권의 책으로 투자를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고, 깨닫는 시점도 다르며, 같은 이야기를 읽고도 얻어가는 것은 모두 다르다.
내가 쓰려는 수십 권의 책 역시 무엇을 해야 성공하는지를 정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한 권을 읽을 때마다 하나의 생각을 남기고, 또 다른 책에서 그 생각을 흔들고, 다시 새로운 관점을 건네고 싶다.
천천히 생각이 쌓이고, 어느 순간 시장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달라져 있는 것.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작은 깨달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투자에 대한 전혀 다른 이해의 시작일 수도 있다.
나는 그런 책을 쓰는 저자가 되고 싶다.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수많은 흔적을 보여주는 사람.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독자 자신만의 투자관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