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발표된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走れメロス」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을 소재로 삼아, 우정과 신의를 향한 인간의 의지를 그린 단편이다. 폭군 디오니스 왕에게 사형을 선고받은 목동 메로스는 여동생의 결혼식을 위해 사흘의 말미를 청하고, 그 대신 친구 세리눈티우스를 인질로 남긴다. 약속한 날 해 질 녘까지 형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친구가 대신 처형된다는 조건 속에서, 메로스는 홍수로 불어난 강과 산적들, 그리고 스스로의 지친 몸과 마음이라는 겹겹의 장애물을 넘어 필사적으로 달린다.
다자이 자신의 방탕하고 자기파괴적인 삶의 궤적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약속을 지키려는 순수한 의지를 정면으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다자이 문학 안에서도 이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믿는 것이 나의 임무다"라고 되뇌며 절망과 유혹을 이겨 내는 메로스의 모습은, 다자이가 실제로 겪은 지인과의 우정 에피소드에서 착상을 얻었다고 전해지며, 프리드리히 실러의 담시 「인질」의 영향도 함께 지적된다.
단순하고 힘찬 문체, 그리고 우정과 신뢰라는 보편적인 주제 덕분에 「달려라 메로스」는 일본에서 교과서에 가장 많이 실린 근대문학 작품 중 하나로 꼽히며, 오늘날까지도 세대를 넘어 널리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