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무 서 로 서 의 기 획 의 도
기업회생과 세무쟁점
부도에서 종결까지, 국면별로 읽는 회생기업 조세실무
윤성만 지음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전공 교수
회생사건에서 조세는 언제나 뒤늦게 발견된다. 절차가 개시되고 채권조사가 끝나고 계획안의 골격이 잡힌 다음에야, 누군가 "그런데 이 면제액에 세금이 붙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때는 이미 변제재원의 배분이 정해져 있고, 계획안의 문언이 굳어 있으며, 채권자들의 회계처리도 진행되어 있다. 이 책은 그 질문이 가장 늦게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되게 하려고 썼다.
관리인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세금이다
관리인은 취임과 동시에 회사의 모든 채무를 떠안는다. 그중 조세는 성격이 다르다. 다른 채권은 절차 안에서 조정되지만 조세는 조정에 한계가 있고, 어떤 조세는 절차와 무관하게 즉시 납부해야 한다. 개시결정 하나를 기준으로 같은 세목이 회생채권과 공익채권으로 갈리는데, 그 판정 기준은 납세의무의 성립시기와 납부기한이라는 두 개의 축이어서 세법을 다루지 않던 관리인에게는 직관에 반한다. 실무에서 반복되는 사고가 여기서 나온다. 개시 전에 성립한 조세를 과세관청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납부해 버리거나, 반대로 개시 후에 발생한 원천세와 부가가치세를 회생채권으로 오인해 미루다가 공익채권 체납을 만드는 일이 그것이다. 전자는 채권자 평등을 해치고 후자는 절차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둘 다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세목마다 언제 성립하고 언제 납부기한이 오는지를 한 장의 표로 정리해 두지 않아서 생긴다.
이 책은 그 표를 만드는 일에서 출발한다. 사건을 맡은 첫날 세목별 성립시기와 납부기한을 적고, 신청일·개시결정일·인가예정일·인가 후 첫 신고기한이라는 네 개의 날짜를 확정하며, 이월결손금 잔액과 예상 채무면제이익을 맞춰 보는 것 — 이 세 가지가 이후의 모든 판단을 좌우한다는 것이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하는 이야기다.
취임 이후의 일상 업무도 마찬가지다. 신청 전후의 한두 달은 경리 조직이 사실상 멈추는 시기여서 세금계산서 발급과 수취가 무더기로 밀리는데, 확정신고기한을 넘기면 가산세의 등급이 달라지고 거래상대방과의 분쟁으로까지 번진다. 체불임금을 일괄 정산할 때는 지급의 신속성과 원천징수의 정확성이 서로 다른 축에서 움직여, 지급은 했는데 원천세 납부 자금을 빼놓거나 귀속연도를 지급연도로 몰아 연말정산이 어긋나는 일이 흔하다. 개시 전에 발생한 환급금을 과세관청이 체납액에 충당하겠다고 통지해 오는 국면도 자금계획을 흔든다. 모두 어려운 쟁점은 아니지만, 미리 목록으로 갖고 있지 않으면 반드시 하나쯤은 빠진다.
변호사가 쓰는 한 줄이 과세를 결정한다
회생계획안은 법률문서이자 세무문서다. 그런데 계획안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세무 검토가 함께 이루어지는 사건은 많지 않다. 같은 채무 감축이라도 인가와 동시에 면제하는 구조인지, 변제를 모두 마친 뒤에 잔여채무를 면제하는 조건부 구조인지에 따라 채무면제이익의 귀속연도가 달라진다. 면제되는 채권이 금융채권인지 상거래채권인지에 따라 조세특례의 적용 여부가 갈리고, 출자전환 주식을 발행과 동시에 전부 무상소각한다는 문언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채권자의 대손세액공제 가부가 뒤집힌다. 조세채권 조항 역시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