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된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한 소년의 성장이야기”
가진 땅 한 평 없이 남의 논밭을 일구며 살던 부모님,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새벽부터 밤늦도록 뽕밭과 논두렁을 오가던 어머니, 20원짜리 새마을 노트에 눌러 쓴 열두 살의 일기 한 줄.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선생님이 매일 검사하고 읽어주던 그 일기를 계기로 일기 쓰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퇴직 후 어느 날, 색이 바랜 노트 뭉치를 발견하면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시절까지, 누렇게 바랜 일기장 속에는 가난했지만 결코 불행하지만은 않았던 한 시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황룡강 물소리와 노고지리 노래소리를 들으며 자란 유년, 자전거 통학과 첫사랑 비슷한 감정으로 설레던 사춘기, 박정희 대통령 서거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대학가를 뒤덮은 최루탄과 6월 항쟁까지 — 한 개인의 성장기는 곧 우리 현대사의 격변기와 고스란히 포개진다.
이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가난과 결핍 속에서도 물소리, 새소리, 어머니의 거친 손을 기억하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 한 인간의 정직한 기록이다. 자신의 이름을 지키되, 그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에게는 예의를 갖춰 가명을 붙였다. 지금도 그립고 보고 싶은 얼굴들이기에.
"가난했지만, 불행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계셨고, 가족이 있었고, 친구들이 있었고, 황룡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누구에게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혹은 그리운 시절이 있다. 이 책은 그 시절을 향한 가장 진솔한 초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