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끝 언덕에는 낮 동안 텅 빈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유리온실이 있었어요. 그러나 해가 산 너머로 내려가면 청록빛 유리벽 안에서 잎맥 하나하나가 별자리처럼 깨어났지요. 온실지기 흰담비 루미는 남청색 앞치마를 두르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어요. 라벤더 종꽃은 저녁 첫 바람에 고개를 들고, 장밋빛 유리꽃은 달빛을 받아 투명한 꽃잎을 펼쳤어요. 루미는 밤마다 꽃들의 빛을 살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지켜 주는 일을 무척 사랑했어요.
목차
1. 해가 지면 열리는 문 2. 별빛을 받는 꽃들 3. 가장 환한 꽃을 꿈꾸다 4. 낮처럼 밝아진 온실 5. 잠들지 못한 씨앗 6. 어둠을 기르는 정원사 7. 꽃들의 밤 시간표 8. 겨울을 접는 밤 9. 어둠 속에서 피어난 것 10. 쉬어 가는 별빛 11. 온실을 찾아온 밤 12. 별이 찾아드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