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멈춤의 철학, 장자와 탈중국화

성낙영
좋은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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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의 철학, 장자와 탈중국화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11.1MB이용기기
ISBN9791138864367
책 소개
오늘 우리는 무엇이 옳은가보다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요구받는 시대를 살아간다. 더 빠르게 판단하고, 더 많이 행동하며, 더 효율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멈춤의 철학: 장자와 탈중국화』는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언제 멈출 수 있는가.”
이 책은 『장자』를 자유의 철학이나 상대주의의 고전으로 읽는 익숙한 해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먼저 『장자』의 형성과 전승 과정을 문헌학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편 일곱 편을 하나의 윤리적 구조로 새롭게 읽어 낸다. 「소요유」에서 시작된 배치의 전환은 「제물론」의 판단, 「양생주」의 삶, 「인간세」의 권력, 「덕충부」의 존재, 「대종사」의 죽음을 거쳐 「응제왕」의 통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흐름을 이루며, 저자는 이를 '멈춤의 윤리'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재구성한다.

이 책에서 ‘멈춤’은 행동을 포기하거나 현실을 회피하는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판단과 개입, 가속이 너무 빠르게 필연으로 굳어지는 순간, 그 속도를 잠시 늦추는 윤리적 형식이다. 저자는 이러한 장자의 사유를 미셸 푸코의 '정상화normalization' 개념과 연결하여, 삶이 표준화·측정·개입의 과정을 통해 관리 가능한 대상으로 재구성되는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또한 이 책은 ‘탈중국화’를 특정 국가나 문명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중심이 자신을 보편적 기준으로 제시하는 모든 사고방식을 성찰하는 철학적 개념으로 새롭게 제안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장자는 중국 사상 내부에서 '내재적 탈중심화'를 사유한 최초의 철학자로 다시 자리매김된다.

『멈춤의 철학: 장자와 탈중국화』는 고전을 과거의 지혜로 소비하는 책이 아니다. 장자를 통해 오늘의 정상화와 가속의 시대를 다시 사유하고,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철학적 언어를 제안하는 책이다.

목차
저자 서문

서론: 왜 다시 『장자』인가─ 윤리의 자리

제1부: 장자 텍스트의 형성과 사유 지형

1부 서론: 『장자』를 다시 읽기 위한 조건

제1장: 『장자』는 어떻게 하나의 텍스트가 되었나
1. ‘누가 썼는가’라는 질문의 한계
2. 저자권에 대한 본격적 연구와 방향 전환
3. 전국-진·한의 텍스트 문화와‘단위’의 문제
4. ‘장주’는 누구인가─ 역사적 장주와 대표 저자
5. 곽상과 정전화─ 삭제인가, 재편집인가
6. 문집 가설은 상실이 아니라 변화
7. 윤리와 배열─ 왜 형성사가 중요한가
8. 소결

제2장: 장자 집단과 사유의 다층 구조
1. 장자집단 가설─ 집단적 사유와 실천 공동체
2. 장자 집단의 다층적 구조
3. 장자집단 가설의 적용
4. 회남 집단의 위치
5. 소결: 장자 사회학을 향하여

제3장: 문학적 사건으로서의 『장자』
1. 『장자』의 문학사적 평가와 독해 전통
2. 형식은 부차적인가? ─ 우화, 허구, 사유의 형식
3. 우언, 역설, 과장
4. 배열과 병치─ 의미의 분산 구조
5. 형식과 사유─ 형식은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
6. 소결

1부 결론

제2부: 장자 내편의 윤리

2부 서론

제4장: 「소요유逍遙遊」─ 배치의 전환
1. 물고기와 새곤붕 이야기
2. 자연은 다름으로 슬퍼하지 않는다─소대지변小大之辩
3. 유대有待와 무대無待
4. 크지만 쓸모 없음大而無用
5. 장자 철학의 새 지평

제5장: 「제물론齊物論」─ 판단의 독점 해체
1. 오상아吾喪我 ─ 주체의 탈중심화
2. 물화物化, 차별의 해체, 그리고 소대위일의 오독
3. 언어言·이름名·논변辯 ─ 차별이 굳어지는 장치들
4. 천균天均·침묵·균형─ 판단을 지연시키는 기술
5. 양행兩行 ─ 시비의 평면
6. 소결─ 배치의 윤리에서 판단의 윤리로

제6장: 「양생주養生主」─소모의 관리
1. 서론
2. 「양생주」 연구사와 해석 경향
3. 포정해우庖丁解牛
4. 기술技과 도道
5. 양생의 윤리─소모 관리
6. 소결

제7장: 「인간세人間世」─ 지연과 감속의 기술
1. 서론
2. 「인간세」 연구사와 해석 경향
3. 권력·충언 논의─ 영웅주의 차단
4. 심재心齋 ─ 침묵의 정의 정밀화
5. 위험 관리 윤리
6. 소결

제8장: 「덕충부德充符」─ 제거되지 않는 존재 방식
1. 서론
2. 「덕충부」 주석 전통과 현대 장자학의 해석 경향
3. 기형과 불구─ 제거되지 않는 존재들의 정치학
4. 덕과 무용無用의 접속─ 존재의 안전지대
5. 소결─ 제거되지 않는 삶: 덕의 비가시성과 비측정성

제9장: 「대종사大宗師」─ 죽음 앞에서 철회되지 않는 삶
1. 서론
2. 「대종사」 해석 전통의 핵심 쟁점─ 감정은 어떻게 윤리가 되는가
3. 울지 않음─ 감정의 제거가 아니라 권한의 분산
4. 죽음 장면의 공통 구조─ 예외가 아닌 변화
5. 공동체와 애도─ 함께하되 동일화하지 않는다
6. 소결─ 변화 앞의 지속성

제10장: 「응제왕應帝王」─ 혼돈의 죽음과 통치의 폭력
1. 서론
2. 응應과 제帝 ─ 제목 자체의 역설
3. 혼돈 이야기─ 개입의 정치학
4. 「응제왕」 주석 전통과 현대 장자학의 해석 경향
5. 소결

제2부 결론

제3부: 『장자』와 탈중국화

3부 서론

제11장: 정상화의 구조─ 삶은 어떻게 동원 가능한 대상이 되는가
1. 혼돈의 현대적 반복─ 정상화, 발전, 문명화의 정치학
2. 정상화의3단 구조─ 결핍, 개선, 표준
3. 혼돈 우화와 현대 담론의 대응 관계
4. 발전 담론과 정의권의 독점
5. 문명화 담론과 감각의 표준화
6. 통합 담

작가 소개
  • 작가성낙영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재학 중 미국 UCLA 대학원으로 유학하여 민속·신화학Folklore and Mythology을 공부하였다. 이후 미국 버클리 Graduate Theological UnionGTU과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성서사회학Biblical Sociology을 연구하였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AFL-CIO 산하 SEIU 노동조합 Organizer로 활동하였으며, 이후 정보기술IT 분야로 전환하여 남아공의 최대 철강기업 맥스틸Macsteel과 미국 기술 기업 등에서 정보기술책임자CIO로 일하였다.
은퇴 이후 장자 철학과 현대 사회에 대한 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라스베가스에 거주하고 있다. 대학 시절 안동림의 『신역장자』를 통해 장자에 입문한 이후, 장자는 오랜 시간 저자의 사유를 관통해 온 중심 텍스트였다.저자의 장자 연구는 전통적인 학문 제도 안에서 연속적으로 이루어졌다기보다, 오히려 생활과 실천의 장 속에서 단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이력은 연구의 공백으로 보일 수 있으나, 동시에 장자의 사유를 추상적 해석의 대상으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현실의 질서와 권력, 그리고 통치의 문제와 맞닿은 사유로 재구성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특히 2010년부터 약 3년간 중국 북경에서 근무하며 대형 합작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중국 정부 고위 관료들과의 협업과 협상을 수행하였고, 동시에 북경대학과 청화대학의 철학 연구자들과 지속적인 교류와 토론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장자의 사유를 단순한 고전 텍스트의 해석을 넘어, 실제로 작동하는 제도와 권력의 구조 속에서 다시 사유하게 만든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 시기를 통해 저자는 장자를 ‘중국 사상’으로 한정하는 독해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되었으며, 장자의 사유가 특정 문명 내부의 철학이 아니라 오히려 중심과 질서, 그리고 통치 그 자체를 해체하는 사유라는 문제의식을 형성하게 되었다.
은퇴 이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동안 축적된 연구와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장자를 존재론-윤리-정치의연속선 위에서 다시 읽는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출판사
좋은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