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웅은 끊임없이 길을 나서는 시인이다. 그 길은 ‘좌판坐板’으로 은유되는 생존의 현장으로 가는 길이고, 고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의 서사敍事들을 뛰어넘기 위해 달리는 길이기도 하다.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극복하려 달리는 그 길에는 한결같이 바이크가 동반한다. 그 반려는 고락을 함께할 뿐 아니라 끊임없는 모색과 인내를 받쳐주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가게 추동推動하는 에너지가 돼주기도 한다. 시인은 그 길 나서기가 비록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연속일지라도 거시적巨視的인 시각으로 우주와 자연의 질서에 거스르지 않고 겸허하게 순응하려 한다. 흐르는 시간은 상실감과 무상감無常感을 안겨주게 마련이지만, 부단히 온전한 사랑을 갈망하고 추구하며 미래지향적인 꿈을 꾸는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시인의 길 걷기가 내면으로 향할 때 한결 더 깊고 그윽해
보이는 건 무엇 때문일까. 거의 예외 없이 대상을 곧이곧대로 그리기보다는 심성이 반영된 자기성찰自己省察로 변용된 바이크와 함께하는 삶의 여정의 심상 풍경을 빚고 있으며, 승화된 시를 지속적으로 지향하듯이 더 나은 삶을 향한 형이상적인 사유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