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곱 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씻고 옷을 입고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사람들 틈에 끼여 흔들리며 출근하고, 하루 종일 상사의 눈치를 보며 일한다. 퇴근길에는 파김치가 된 몸을 이끌고 다시 그 지하철에 올라탄다. 이런 하루가 스무 해 넘게 반복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분명 예전보다 더 많이 벌고 있는데, 통장 잔고는 왜 늘 제자리인 것처럼 느껴질까.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했다. 필자는 경제학자도, 재테크 전문가도 아니다. 그저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며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일 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만 이런 걸까, 아니면 월급이라는 것 자체에 무언가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었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월급 인상률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실질임금이 사실상 정체되어 있다는 관측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반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재산은 눈에 띄게 불어났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온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데도 누군가는 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누군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격차는 단순히 개인의 노력 부족 때문이라고만 설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자본주의를 무작정 비판하려는 목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자본주의라는 게임의 규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보자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게임의 규칙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리 열심히 참여해도 승리하기 어렵다. 반대로 규칙을 이해한 사람은 같은 노력으로도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열린다.
이 책에서는 월급이라는 소득 구조가 가진 태생적인 특성부터, 시간과 노동을 자본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인플레이션이 조용히 갉아먹는 실질 자산의 문제, 세금과 금융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기울어진 운동장, 그리고 정보와 인맥의 격차가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장벽까지, 다섯 가지 각도에서 왜 월급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려운지를 하나씩 짚어보려 한다. 다만 이 책은 어느 한쪽의 결론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관측과 시각을 함께 살펴보며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서는 절망으로 끝내지 않으려 한다. 월급쟁이라는 위치에서도 자산을 만들어가는 현실적인 방법들, 노동소득을 자본소득으로 조금씩 전환해나가는 구체적인 전략들도 함께 다루려 한다.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의 눈높이에서 실천 가능한 이야기들을 담고자 노력했다.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아마 비슷한 질문을 품고 있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도 삶은 나아지지 않는 걸까 하는 질문 말이다. 그 답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에 이 책이 작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