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발표된 다자이 오사무의 「도카톤톤トカトントン」은 패전 직후 일본 사회의 정신적 공백을 그린 독특한 서간체 소설이다. 청년 우체국 직원이 존경하는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서, 화자는 종전 조서를 낭독하는 라디오 방송을 듣던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온 못질 소리 "도카톤톤"을 계기로, 이후 인생의 어떤 진지한 순간마다 그 환청에 사로잡혀 모든 열정과 의욕이 순식간에 식어 버리는 기이한 증상에 시달린다.
사랑, 노동, 정치적 신념, 심지어 자살 충동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움직이는 온갖 진지한 감정들이 그 정체 모를 못질 소리 한 번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통해, 다자이는 이상과 현실, 열정과 냉소 사이에서 표류하는 전후 일본 청년의 초상을 그려낸다. 편지 말미에 "작가 선생님"이 답장으로 남기는 짧고 단호한 조언은, 이 소설 전체가 던지는 물음에 대한 다자이 나름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희극적인 제목과 반복되는 의성어 뒤에 감춰진 것은 허무주의와 무기력이라는 시대의 병에 대한 예리한 진단이다. 짧은 분량 안에 전후戰後 일본인의 심리를 압축해 담아낸 「도카톤톤」은, 다자이 특유의 자조적 유머와 날카로운 통찰이 응축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