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에세이

셀 수 없는 것들

조윤철
디지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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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는 것들
듣기기능미지원파일정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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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9791124875551
책 소개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인생을 숫자로 셀 수 있을까. 몇 살에 태어났고, 몇 년을 공부하고 일했는지는 셀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엄마가 가슴팍에 달아주던 하얀 손수건의 온기와 아버지의 무뚝뚝한 한마디 속에 담긴 사랑은 숫자로 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셀 수 없는 것들》이라고 붙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삶에도 많은 숫자가 있습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속에서 시작한 직장생활과 앞만 바라보며 달렸던 시간. 그리고 2016년 1월 16일 0시 5분, 뇌출혈로 오른쪽 몸에 마비가 오면서 제 삶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익숙했던 제가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잃어버린 것들만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직 내게 남아 있는 것도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바라보는 한 사람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좀 어쩔 건데.” 그 사람은 내가 잃어버린 것을 세기보다 아직 남아 있는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장애보다 삶을, 아픔보다 사랑을 먼저 보았습니다.

장애를 경험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습니다. 장애인은 하나의 이름으로 묶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마다 삶이 다르고 필요한 도움도 다릅니다. 그래서 장애인의 삶을 먼저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해 말하지 말라.”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말입니다.

저는 오늘도 왼손으로 글을 씁니다. 한때는 잃어버린 것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왼손이 새로운 이야기를 써주고 있다고 믿습니다. 삶은 때때로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우리는 그곳에서도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당신의 삶에도 숫자로는 셀 수 없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들이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셀 수 없는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차
저자소개   3
책을 시작하면서   4

1장. 시   9
설레임     10
귀로     12
주제 파악     16
아버지     20
기억의 그늘     22
어쩔건데      24
거울 같은 아이, AI     26
70년대 우리는     28
인생은 'P'로 읽는다     29
가을 우체통     30
가을 소풍     32

2장. 수필   34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를 향하여     36
다시, 희망을 향하여     44

작가 소개
  • 작가조윤철
장애란 늘 내가 타인에게 배려하는 관계라 여겼건만, 타인이 나를 배려하는 관계의 삶을 새롭게 살아가는 10년 차 왼손잡이로 전향한 중도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의 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장군’이라는 별명의 사내랍니다.

출판사
디지털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