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가장자리에는 눈처럼 하얀 흙과 하얀 나무, 하얀 연못만 있는 정원이 있었어요. 햇빛이 비치면 캔버스의 잔잔한 결처럼 보이는 아주 고운 땅이었지요. 정원지기 공작새 아르는 매일 파란 목을 길게 빼고 빈 화단을 살폈어요. 꼬리깃도 아직 진주빛과 옅은 회색뿐이어서, 바람이 불어도 조용한 그림자만 흔들렸어요. 아르는 언젠가 이 정원에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만큼 도톰하고 환한 색이 자라나기를 기다렸어요.
목차
1. 하얀 정원의 봄 2. 무지갯빛 씨앗 주머니 3. 팔레트 잎이 돋아나다 4. 통통한 물감 열매 5. 한 가지 색의 축제 6. 모두 섞어 버린 오후 7. 무늬를 읽는 거북 8. 색 사이에 남긴 길 9. 빗방울이 그린 강 10. 동물들이 만든 무늬 11. 공작의 꼬리에 번진 정원 12. 만질 수 있는 색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