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오래 달려왔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기 직전까지 오늘 하지 못한 일을 떠올린다. 일을 하지 않을 때조차 마음은 일하고 있다.
몸은 소파에 누워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내일의 일정을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해야 할 말을 생각하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붙잡고 있다.
이상한 일이다.
인간은 분명 쉬어야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우리는 쉬는 시간을 마치 낭비처럼 생각한다. 바쁘다는 것은 성실함의 증거가 되었고, 피곤하다는 것은 열심히 살았다는 훈장이 되었다.
누군가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물으면 ""바쁘게 지내죠”라는 대답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왠지 게으른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인생은 자동차와 닮았다. 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 계속 달릴 수는 없다. 연료를 채워야 하고, 엔진을 식혀야 하며, 때로는 정비소에 들어가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자동차보다 자신을 더 혹사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마음이 보내는 경고를 외면한다. 피곤해도 참고, 힘들어도 버티며, 지쳐도 ""조금만 더”라고 자신을 몰아붙인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멈춘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내가 쉬어야 할 때 쉬었어야 했구나.”
쉬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쉬는 것은 다시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일이다. 멈추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방향을 확인하는 일이다. 침묵은 무기력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를 듣는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쉬는 것도 실력이다.”
잘 일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잘 쉬는 사람 역시 능력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쩌면 인생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젊을 때는 조금 무리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해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걸어갈 수 있느냐가 된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이 책은 ""좀 쉬세요”라는 단순한 위로를 말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왜 우리는 쉬는 것을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쉬어야 진정한 회복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멈춤을 통해 어떻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제 잠시 멈춰도 된다.
당신은 충분히 달려왔다.
서현제에서
송면규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