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은 손실이 커지는 때가 아니라, 내 판단보다 계약의 시간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할 때다. 현금으로 보유한 주식은 기다릴지 줄일지를 투자자가 결정할 여지가 있지만, 신용계좌에는 융자금과 담보유지비율, 추가담보 기한이 붙는다. 담보부족이 해소되지 않으면 평가손실은 투자자가 원하지 않은 시점의 강제 매도 주문으로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신용잔고를 그날의 매수세가 아니라 아직 상환되지 않은 융자금의 재고로 읽는 데서 시작한다. 신용융자 한 건의 레버리지 구조, 담보비율의 계산과 대용증권 변수, 담보부족 확정과 추가담보 요구, 임의상환 주문이 시장에 전달되는 경로를 설명한다. 이어 시장 전체 신용잔고와 예탁금, 종목별 신용잔고율, 거래대금과 유동성을 교차해 같은 신용 규모라도 청산 충격이 달라지는 이유를 보여 준다.
마지막에는 매수 전 최대 손실과 운영상 담보 여유를 정하고, 관찰·경계·축소·중단의 네 단계로 행동을 나누는 방법을 제시한다. 추가입금, 축소매도, 전액상환이 각각 무엇을 보존하고 포기하는지 비교하며 신용을 아예 쓰지 않는 선택도 위험관리의 한 방식으로 다룬다. 저점 예측보다 선택권을 지키는 구조가 먼저 필요한 투자자를 위한 교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