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글文이란 도道를 싣는 그릇이요, 옛 기록史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하였습니다.
우리 선조들 중 우리보다 먼저 태어나 재지才智와 덕행德行이 뛰어난 사람들이 선현의 진리 말씀을 전하며 천기天機를 밝히고자 하셨습니다.
이번에 간행하는 격암유록格菴遺錄과 선현참서先賢讖書는 바로 그 어두운 무지無智의 세계를 광명光明으로 인도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있는 소중한 지침서指針書입니다.
이 문헌은 단순한 활자의 재배열이 아닙니다.
일과 후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격암유록格菴遺錄 - 35,765의 파편을 맞추고, 이어 선현참서先賢讖書 - 11,392를 갈무리하는 데 또다시 3개월의 밤낮을 보낸 결실입니다. 이 작업은 저의 능력 부족으로 컴퓨터가 아니라 날카로운 칼과 딱풀이었습니다. 오직 사람의 손길로 원문을 다듬는 ‘완전 수작업’의 길을 택했습니다. 복사하고 출력한 원문의 한자를 눈이 침침해지도록 들여다보며 그 과정에서 소모된 48개의 딱풀과 수정액은 이 책에 쏟은 공력이자 집착에 가까운 무모한 작업의 증거입니다. 총 47,157글자를 칼로 한 글자씩 직접 오려 내어 제자리를 찾아 붙이는 과정은 실로 고단한 여정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편집은 한글세대인 제가 선현들의 지혜를 젊은 세대에게 잇는 가교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 문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원본과 인쇄체를 함께 비교하게 하였고, 인쇄체 한문 옆에 한글을 병기하여 검색과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오독을 줄이기 위해 해석과 풀이가 전혀 없이 원문과 대조할 수 있게 좌우 같은 페이지 구성으로 편집하였습니다.
난해한 약자와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들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고 저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고 밤잠을 설치며 선현의 뜻을 알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마쳤습니다. 부디 이 책을 펼치는 독자들께서 칼날 끝에 실린 정성과 종이 위에 덧발라진 이 노고를 혜량惠諒 하시어 저의 부족한 판독 능력으로 인해 틀린 표기가 있더라도 널리 이해해 주시고 독자 여러분의 지혜로 깊은 뜻을 헤아려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