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고는 불꽃이 보이기 전부터 시작된다. 국부 내부단락과 자기발열, 가스와 압력 상승, 인접 셀의 열 노출이 시간차를 두고 이어지며 어느 방어선이 먼저 무너졌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배터리에 불이 났다”는 한 문장으로는 설계를 고칠 수 없는 이유다.
이 책은 열폭주 안전을 위험원, 유발 사건, 실패 모드와 결과로 나누고 셀·모듈·팩에서 다른 방어선을 연결한다. 내부 결함·과충전·외부가열·기계 충격의 흔적을 구분하고, 전도·복사·고온가스·직접 접촉을 통한 전파 경로를 살핀다. 셀 간격과 열 차단재, 냉각계, 가스 배출과 압력 관리, BMS와 전기 보호가 각각 어떤 시간을 벌고 어떤 조건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는지 설계의 교환관계로 설명한다.
시험 결과를 합격표로만 보지 않고 발생 전·중·후의 시간선으로 사고 데이터를 다시 읽어 설계와 변경관리로 되돌리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에너지밀도와 안전, 비용과 공간을 동시에 판단해야 하는 배터리·ESS·전동화 시스템 실무자에게 열·전기·기계의 마지막 안전 여유를 한 화면에 놓는 사고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