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야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다.
어쩌다 세 사람이 이탈리아로 떠났다. 계획을 세우고 숙소와 기차를 예약했지만, 출발하기도 전에 비행기가 취소되며 여행은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이탈리아를 여행한 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길을 잃었다. 하지만 헤매는 순간부터 여행은 진짜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네치아와 부라노를 지나 돌로미티의 산길에 오르고, 브레사노네와 오르티세이, 모데나와 파르마, 프라토와 피렌체, 시에나와 루카를 거쳐 로마와 오르비에토까지 17일 동안 이탈리아 소도시를 걸었다.
기차를 놓치고, 버스를 잘못 타고, 길을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잘못 들어선 길에서 뜻밖의 풍경을 만났고, 당황스러운 순간마다 낯선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을 받았다.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길을 알려주고, 사진을 찍어주고, 기차나 버스에서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의 작은 친절이었다.
장을 봐서 식사를 직접 해 먹고 도시락도 챙겨서 여행했다. 잘 먹어서 이탈리아의 여름 더위를 이기고 여행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며 불편했던 마음을 담아두지 않고 그대로 털어 놓았다. 여행이 끝나면 서로 보지 말자던 세 사람은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만나 점심을 먹었다.
《좌충우돌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은 이탈리아를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길을 잃고, 사람을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여행의 의미를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헤매도 괜찮다. 때로는 잘못된 길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다주기도 하니까. 책장을 덮을 때쯤, 어쩌면 독자는 마음속에 오래 미뤄두었던 여행 하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나도 한번 떠나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