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면 가을은 정말 올까요?
이 시집에는 특별한 사건보다
천천히 바라본 풍경이 있습니다.
바람이 먼저 말을 걸고,
숲이 숨을 고르게 하며,
노을과 달빛이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독자는 첫 페이지에서 여름과 작별한 뒤,
바다와 숲, 들판과 마을,
장터와 도시를 지나
늦가을까지 한 계절을 함께 걷습니다.
때로는 낯선 곳으로 떠나고,
때로는 익숙한 풍경 앞에서 발걸음을 멈춥니다.
그러다 풍경 속에 남겨진
사람과 시간의 흔적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떠나는 가을을 보내고
천천히 다가오는 겨울을 바라봅니다.
한 편씩 읽어도 좋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 읽을 때
비로소 한 권의 긴 가을이 완성됩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이면
독자는 가을을 읽었다기보다
한 계절을 천천히 지나온
마음의 풍경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