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늘도 알람을 두 번 듣고 일어났을 겁니다. 아직 밤도 아침도 아닌 파란 시간, 창이 물처럼 보이는 그 시간에 눈을 떠서 한참을 누워 있었을 겁니다.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몸이 먼저 알아듣지 못하는 시간. 이 책은 바로 그 시간에서 시작합니다.
하루는 한 번 무너지지 않습니다. 네 번 무너집니다. 일어나기 두려운 새벽에 한 번, 박수 없는 낮에 한 번, 아무도 수고했다 말해주지 않는 저녁에 한 번, 혼자 불을 끄는 밤에 한 번.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는 다시 몸을 세워 다음 시간으로 넘어갑니다. 누구도 보지 않는 그 반복이 사실은 하루를 살아낸다는 일의 전부입니다.
이 시집은 그 네 번의 시간에 각각 열여덟 편씩, 모두 일흔두 편의 시를 놓아두었습니다. 출근 카드를 찍는 손, 만원 지하철의 손잡이, 오후 세 시의 형광등, 퇴근길 유리창에 비친 얼굴, 신발을 벗으며 내려놓는 어깨. 특별할 것 없는 장면들이지만, 그 장면마다 "지금 여기 있는 너를 보고 있다"고 말해 주는 목소리를 하나씩 세워 두었습니다.
이 책에는 조언이 거의 없습니다. 더 잘하라거나 더 성장하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지친 어깨에 돌 하나를 더 얹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판단도 조언도 없이 같은 자리에서 같이 흐려지고 같이 밝아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곁"이라고 부르는 것이 그것입니다.
쓴 사람은 스무 해 동안 마흔 곳이 넘는 회사를 세우고 무너뜨리고 다시 일으킨 경영자입니다. 위로를 업으로 삼아 온 사람이 아니라, 자기 위로가 필요해서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쓰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 시들에는 관찰자의 여유가 없습니다. 같은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의 문장이 있을 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이 새벽이면 1부를, 퇴근길이면 3부를,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4부를 펼치시면 됩니다. 하루에 한 편이면 충분합니다. 시는 삼키는 글이 아니라 머금는 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