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부수고, 텔레비전을 뒤틀고, 로봇을 거리로 끌어내고, 인공위성으로 세계를 연결한 예술가 백남준.
그의 행동은 단순한 파괴나 기행이었을까?
이 책은 백남준의 대표적인 작품과 실험을 따라가며 그가 왜 기존의 예술과 미디어의 질서를 끊임없이 흔들었는지를 살펴본다. 피아노 파괴에서 《전자TV를 위한 프로젝트》, 《TV 부처》, 《K-456》, 그리고 《굿모닝 미스터 오웰》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의 작업은 예술과 기술, 인간과 기계, 관객과 매체의 경계를 끊임없이 다시 묻는다.
특히 이 책은 백남준을 단순한 예술가가 아니라 미디어 이론가이자 기술 실험가, 커뮤니케이션 기획자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의 작업실은 화실인 동시에 실험실이었고, 전시는 공연이자 방송이었다.
그리고 질문은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백남준이 활동하던 시대의 텔레비전은 이제 스마트폰과 스트리밍, SNS와 생성형 AI로 바뀌었다. 하지만 매체를 의심하고, 주어진 기술을 다르게 사용하며, 관객을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닌 참여자로 바꾸려 했던 그의 태도는 오히려 오늘날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화면을 바라본다.
유튜브를 보고, SNS를 넘기고, 알고리즘의 추천을 받고, AI에게 무언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매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매체가 만들어 놓은 방식대로 소비하고 있는 것일까?
《백남준과 TV아트》는 과거의 예술가를 설명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알고리즘, AI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TV는 사라졌지만, 백남준이 던진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