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대리자." 이 칭호는 로마 주교좌에 앉은 순간부터 신성한 권위를 자동으로 보증해주었는가.
《교황들의 비행과 비사》는 366년 다마소-우르시누스의 유혈 선거로 하루에 137명이 죽은 사건부터, 897년 죽은 교황의 시신을 재판정에 앉힌 "시체 시노드", 10세기 로마 귀족 여인들이 교황을 세우고 폐하던 "포르노크라시", 아비뇽 유수와 세 명의 교황이 동시에 존재했던 대분열, 보르지아·델라 로베레·메디치 가문이 교황좌를 사유화한 르네상스, 바르베리니 가문의 바로크적 사치까지 — 약 1,300년에 걸친 교황직의 역사를 추적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네 가지 반복되는 패턴이다: 성직매매, 족벌주의, 정치적 폭력, 성적 스캔들. 저자는 리우트프란트의 『보복의 서』, 부르카르트의 교황청 일기, 암미아누스 마르켈리누스의 기록 등 1차 사료에 근거하면서도, 어디까지가 확립된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정적이나 후대 논쟁가들의 과장인지를 매 장마다 신중히 구분한다.
책은 단순한 스캔들 나열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장은 예레미야 7장 — "여호와의 성전이다"를 세 번 외치던 유다 백성을 향한 예언자의 경고 — 을 "그리스도의 대리자"라는 칭호에 그대로 대입한다. 그리고 이 간극이 먼 과거의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2018년 펜실베이니아 대배심 보고서와 2022년 남침례교단 보고서로 잇는다. 결론은 명확하다 — 칭호가 자리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실제로 행한 일이 정당화한다.
이는 신앙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신앙과 제도를 구분하려는 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