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에 납품한 사진이 어느 날 지하철 광고판에 걸려 있다. 처음 의뢰는 한 매장의 사회관계망 게시물 세 장이었다. 촬영비와 보정비는 합의했고 수정도 끝냈다. 그런데 매장은 그 사진을 본사에 넘겼고, 본사는 전국 매장 포스터와 온라인 광고에 사용했다. 사진가는 기분이 복잡하다. 자신의 작업이 크게 쓰였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그만큼의 사용을 허락한 기억은 없다. 고객에게 연락하자 돌아오는 답은 짧다. “비용을 다 드렸잖아요. 파일도 받았고요.”
이 책은 법률 용어를 많이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책이 아니다. 자신의 콘텐츠를 어떤 단위로 허락하고, 그 허락을 어떻게 가격과 계약과 장부에 연결할지 배우는 책이다. 핵심은 복잡한 권리를 늘어놓는 데 있지 않다. 모호한 요구를 구체적인 선택지로 바꾸는 데 있다.
이 질문을 거치면 견적은 두 층으로 나뉜다. 첫째는 만드는 데 드는 대가이다. 기획, 촬영, 집필, 디자인, 편집, 수정, 납기와 품질 책임이 여기에 들어간다. 둘째는 사용하는 데 드는 대가이다. 매체, 기간, 지역, 목적, 수량, 이용 주체가 넓어질수록 사용료가 달라진다. 광고, 2차가공, 독점, 재허락, 양도처럼 창작자의 통제와 미래 선택을 줄이는 조건은 별도 항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