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왜 자기 자신과 싸우는가』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사상가 미겔 데 우나무노가 인간 존재와 스페인 정신을 깊이 탐구한 철학적 산문집이다. 우나무노는 카스티야의 정신, 스페인 개인주의, 유럽화, 스페인의 그리스도, 돈키호테, 고독, 종교, 지성과 영성, 대중의 물질주의, 불멸과 창조적 신앙을 통해 개인과 민족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에게 스페인은 단순한 국가가 아니라 서로 충돌하는 신앙과 이성, 전통과 근대, 개인과 공동체가 끊임없이 맞서는 정신적 공간이다. 그는 돈키호테를 현실을 알지 못하는 우스운 인물이 아니라, 불가능한 이상을 믿으며 살아가는 인간 정신의 상징으로 바라본다. 또한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살과 뼈를 지닌 인간이 어째서 불멸을 갈망하고, 확신할 수 없는 신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지를 묻는다.
이 책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문명론인 동시에, 신앙과 회의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인간의 고백이다. 우나무노는 완성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삶과 죽음, 고독과 영원, 이성과 믿음 사이에서 탄생하는 불안한 질문들을 독자 앞에 펼쳐 놓는다. 스페인의 내적 투쟁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살아가는 모순과 갈망을 성찰하게 하는 철학적 고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