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마타사부로風の又三郎」는 미야자와 겐지가 생전 여러 차례 고쳐 쓰다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장편으로, 사후인 1934년에야 유고 정리를 거쳐 발표되었습니다. 이와테현 동북 지방에 전해 내려오던 '바람의 마타사부로' 혹은 '바람의 사부로'라는 바람의 정령 설화를, 겐지 자신이 나고 자란 산골 풍경과 방언 속에 녹여낸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9월 1일, 상쾌한 신학기 아침 산골 분교의 운동장에서 시작됩니다. 아이들이 등교해 보니, 빨간 머리에 낯선 옷차림을 한 처음 보는 아이가 홀로 교실에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이 전학생을 두고 아이들 사이에는 '정말 소문 속 바람의 정령 마타사부로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호기심이 뒤섞인 소문이 퍼집니다.
9월 초부터 하순까지 날짜별로 이어지는 구성 속에서, 아이들은 산과 들, 강가와 목장을 함께 뛰놀며 낯선 전학생과 서서히 마음을 열어 갑니다. 다투기도 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짧지만 강렬한 여름 끝의 우정을 쌓아가지만,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전학생은 아무 예고도 없이 마을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그 아이가 정말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소문대로 바람의 정령이었는지 작품은 끝내 명확한 답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이 열린 결말은 오히려 동북 지방 특유의 애니미즘적 자연관과 어린 시절의 신비로운 기억을 더욱 생생하게 남기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표준어와 이와테 방언이 뒤섞인 아이들의 대화, 계절이 바뀌어 가는 산골 풍경에 대한 세밀한 묘사는 겐지 문학 특유의 향토색을 가장 짙게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연과 인간, 현실과 신화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들을 그려낸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며 오래도록 사랑받아 왔습니다.
일본어 원문의 방언과 리듬감을 후리가나와 함께 살리고, JLPT 단어장·한국어 번역을 나란히 실어, 장편 특유의 서사적 재미와 일본어 학습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