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철학, 역사와 예술, 과학과 종교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의 가능성을 탐색한 황명현의 새 시집이다. 미셸 푸코와 하이젠베르크, 막스 플랑크, 니체, 공자와 노자, 붓다와 용수, 겸재와 안견 등 시대와 분야를 가로지르는 인물과 사상이 시 속에서 새롭게 만난다. 시인은 철학적 개념과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의 이미지와 색채, 음악적 리듬 속에 녹여 내며 인간 존재와 자유, 신념과 죽음의 문제를 되묻는다. 또한 한국 현대사의 상처와 개인의 기억, 도시와 문명의 풍경까지 끌어안으며 서정과 기록, 시와 산문의 경계를 확장한다. 세계를 아름답게 묘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끝없이 의심하고 질문함으로써 시가 어디까지 현실을 품을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밀도 높은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