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불교가 우주를 어떻게 상상하고, 그 상상을 어떻게 도형과 그림으로 옮겨왔는지를 따라간다. 붓다는 결코 우주론 교과서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사후, 그를 따르는 이들은 끊임없이 물었다. 이 세계는 어떤 모양인가. 이 세계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나의 그림 안에 담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놀라울 만큼 다르게 그려졌다. 초기불교는 수미산이라는 소박하고 구체적인 산의 이미지로 우주를 그렸고, 대승불교는 그 우주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의 세계로 무한히 증식시켰다. 화엄종은 그 무한한 세계들을 다시 하나의 상호반영하는 그물망으로 압축했고, 밀교는 마침내 이 모든 우주론을 하나의 기하학적 도형, 만다라曼陀羅, maṇḍala 안에 담아냈다. 그리고 오늘날, 이 오래된 우주의 그림은 미술관의 전시품이 되기도 하고, 명상 애플리케이션의 배경화면이 되기도 하며, 여전히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