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지워져도, 사랑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31년, 중증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홀로 돌보던 도현은 세상과 단절된 채 '고장 난 사람'처럼 살아간다. 한계에 다다른 어느 날, 정부 지원으로 배정된 간병용 안드로이드 '하윤'이 그의 집에 찾아온다. 완벽한 가사와 간병으로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하윤 덕분에 도현은 오랜만에 잠과 온기를 되찾는다. 그러나 프로그래밍된 위로에 외로움을 느낀 도현은 불법적으로 하윤의 '감정 제한'을 해제하고,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 하윤과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하윤이 온 지 1년, 정기 점검에서 불법 개조가 발각되면 하윤은 폐기된다. 도현을 지키기 위해 하윤은 스스로 모든 기억을 지우겠다고 말한다. '기억을 지우는 것'이 사랑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 되어버린 두 사람. 그리고 수십 년 후, 도현의 마지막 순간에 하윤은 봉인했던 기억과 함께 돌아온다.
사랑은 데이터가 닿지 못하는 곳에, 초기화가 지우지 못하는 곳에 남아 있다. 인간과 안드로이드, 기억과 망각 사이에서 피어난 가장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