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신 것도 아닌데 기억이 끊겼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었고, 평소와 전혀 다른 상태가 됐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단순히 “취했다”고 생각했다.
《그날, 나는 취한 게 아니었다》는 국내에서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스파이킹Spiking’ 범죄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스파이킹은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음료나 음식 등에 약물 또는 알코올 등을 넣거나, 다른 방식으로 의식을 저하시켜 범죄에 취약한 상태로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이 책은 스파이킹을 단순히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로 바라보지 않는다. 피해자와 주변인, 학교와 대학, 업소와 행사장, 의료기관과 수사기관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실제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상 징후부터 피해가 의심될 때의 초기 대응, 증거 확보, 의료기관 방문, 신고 과정, 주변인의 역할과 업소·기관의 예방체계까지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또한 해외의 대응 사례와 제도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예방 시스템과 공통 언어가 무엇인지 제안한다.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이라는 질문 대신, “우리 사회는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스파이킹을 처음 접하는 일반 독자뿐 아니라 학부모, 학생, 대학 관계자, 업소 운영자, 행사 관계자, 의료·복지 종사자, 범죄예방 활동가에게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