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가끔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2026년 여름, 저는 뉴스를 보다가 눈을 의심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이 관세라는 무기를 꺼내 든 상대가 중국이 아니라 캐나다였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100년 가까이 창고 깊숙이 봉인해 두었던, 단 한 번도 세상 빛을 본 적 없는 낡은 법률을 다시 꺼내 들면서 말입니다.
저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무역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저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며, 퇴근 후에는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궁금해서 이런저런 자료를 뒤적이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이 사건 앞에서 멈춰 선 이유는 단순합니다. 미국과 캐나다는 국경의 상당 부분을 사이에 두고도 총 한 자루 없이 지내온, 세계에서 가장 긴 비무장 국경을 가진 나라들입니다. 정보를 공유하고, 군사 훈련을 함께 하고, 서로의 국민이 자유롭게 오가던 사이였습니다. 그런 나라를 상대로미국이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토록 강력한 관세 수단을 꺼내 들었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단순한 뉴스 한 줄로 넘어가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왜 하필 캐나다였을까. 왜 하필 지금이었을까. 그리고 이 사건은 정말 캐나다만의 이야기일까.
취재하듯 자료를 파고들면서 알게 된 것은, 이 사건이 단순히 두 나라 사이의 다툼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뒤에는 희토류라는 광물을 둘러싼 미중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있었고, 국경을 넘나드는 부품과 원자재의 원산지를 둘러싼 복잡한 그림자가 있었으며, 대공황 시절 만들어진 뒤 아무도 손대지 못했던 법률이 다시 세상에 나온 사정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조각을 하나씩 맞춰가다 보니, 저는 이것이 한 나라와 다른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질서 자체가 다시 짜이고 있다는 신호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해석 중 일부는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추론의 영역에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명분과, 여러 전문가와 언론이 짚어내는 이면의 셈법 사이에는 분명 온도 차가 있습니다. 저는 어느 한쪽을 정답이라 단정하기보다, 양쪽의 근거를 최대한 가지런히 펼쳐놓고 독자 여러분이 스스로 판단하실 수 있도록 돕는 데 이 책의 목적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결제하는 해외 직구 화면의 숫자, 마트 진열대에 붙은 가격표, 그리고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들려오는 소식들 속에 이미 이 흐름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책이 그 연결고리를 여러분과 함께 찬찬히 짚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